그리스 여행사 마이트립 항공권 구입 2탄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번 전화 끊김에 이어 오늘도 역시 충격적인 통화 내용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주목해 주시고. 마이트립 이용하실 분들은 주의해 주시고, 혹시 저와 같은 일을 겪으셨다면 좋게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저번 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항공권은 정말 정말 항공사에서 구매하시는 걸 추천드려요. 당장은 금액이 너무 부담스러우시겠지만, 나중에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보험이라 생각하시고 기꺼이 지불하시길 추천드립니다.
1. 전화 개미지옥에 빠지다
당황할 새도 없이, 정말 이렇게 생돈을 날리는 구나 싶었던 저는, 바로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인도 남자분이 받으셨고, 예약번호를 확인하는 것 자체가 오래 걸렸어요. 스피킹 수업 들을 때, 원어민과 대화할 때, 저는 '너는 진짜 발음은 진짜 좋아'란 말을 많이 들었기에, 저는 제 발음에는 문제가 없었음을 자신해요. 그럼에도 그쪽에선 계속 예약번호를 확인하질 못했어요. 그렇게 간신히 예약번호를 확인한 그 직원은 저에게 역시 어떻게 하길 원하는지 물어봤고, 저는 다시 예약하고 싶다고 했죠. 그랬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에겐 그 권한이 없으니 ANA 항공에 전화해봐"란 것이었죠. 저는 "너네가 보낸 메일엔 마이트립으로 전화하라고 되어있는데?"라고 했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항공사에 전화하라는 말뿐이었어요.
다행히 ANA항공사엔 한국말 지원 서비스가 있었어요. 토, 일, 공휴일 제외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02-2096-5500으로 전화하시면, 상담하실 수 있습니다. 영어로 한 시간을 실랑이를 하니, 기다리는 게 낫겠다 싶어 저는 기다렸습니다. 새벽 다섯시부터 여섯 시까지 이어진 긴 통화에서 얻어낸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정말 절망이었어요. 영어 공부 더 열심히 해둘 걸, 후회도 했답니다.
2. 여행사 구입 항공권은 여행사에서 해결한다
그렇게 아침 9시가 되자마자 저는 ANA 항공으로 전화를 했어요. 굉장히 친절하셨고, 항공편이 취소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어요. 유나이티드 항공에서 일본에서 뉴욕으로 바로 입국하는 일정을 없앴고, 절대 환승이 불가한 샌프란시스코 일정을 넣어두면서 항공편이 취소된 것 같다고 하시더군요. 나는 ANA 항공으로 예약했는데, ANA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인지 재차 문의했고, 공동운항은 OPERATED 항공사가, 즉, 내가 타고 가는 비행기를 운영하는 항공사에 권한이 있기에 ANA에서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어요.
그렇게 다시 유나이티드로 전화를 걸었어요. 유나이티드 항공사도 한국어 서비스가 있습니다. 02-751-0300(예약부) 여기로 전화를 걸어 문의했어요.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 항공사들 홈페이지를 드어가보니, 제가 들어가던 때와 다르게 고객센터 번호가 찾기 힘드네요. 기분 탓이길 바랍니다. 유나이티드에 전화하니, 코로나로 인해 해당 일정이 취소되었고, 티켓 구매를 여행사에서 했기에 일정 변경은 여행사에 권한이 있다고 하더군요.
3. 항공권은 항공사에서 구매하기
그렇게 다시 마이트립으로 전화를 걸었어요. 또다시 힘든 예약번호 확인 절차를 거치고 리부킹을 하고 싶다고 했지만, 이번에 통화한 인도분은 말이 전혀 통하지 않았어요.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고. 다시 심호흡하곤 마이 트립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어요. 그리고 좀 전과 다르게 차분한 듯한 인도 직원분이 또 전화를 받으셨죠. 이 분께는 빠르게 예약번호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래는 그 분과의 통화 내용입니다.
마이트립 직원 - "같은 일자에 예약할 수 있는 항공권이 없다"
압구정 트레블러 - "그럼, 환불을 원한다"
마이트립 직원 - "알겠다. 항공사에 취소 신청서를 보내겠다"
압구정 트레블러 - "언제쯤 환불이 될 수 있는 것이냐"
마이트립 직원 - "지금 취소 신청서를 보내니, 그 이후에 우리가 메일을 보내겠다"
압구정 트레블러 - "환불이 진행되는 확인 메일을 보내달라"
마이트립 직원 - "알겠다. 지금 보내겠다. 받았나?"
그리고선, 실제로 곧바로 위와 같은 메일을 받았어요. 그간의 전화 채증이 싹 내려가는 듯했죠. 왜 41만 원만 환불되는 건지 그 이유는 도대체 이해되지 않았지만, 그것보단 많이 환불받을 거라는 상담직원의 말을 믿곤 전화를 끊었어요. 그래도 걱정이 가시지 않았어요. 7일 안에 환불 관련 메일이 없다면 다시 전화를 하겠다곤 다짐하며 열심히 회사를 다녔습니다. 그렇게 3일 이후, 뜻밖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56만 원이 환불이 완료되었다는 메일이었고, 결제했던 카드사에서도 결제취소 알림을 받았어요. 해피엔딩이었지만, 그 여정은 전혀 해피하지 않았죠. 항공권 구매의 신중함과 항공권은 항공사에서 구매해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고, 결국 대한항공에서 편도 150만 원을 주고 델타 공동운항을 예약했어요. 세상에 태어나서 편도 150만 원 결제는 처음이었으나, 인생 교훈이라 생각하며, 긍정 회로를 돌렸습니다.
저처럼 마이트립에서 항공편이 취소가 된 분들이 계시다면,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꼭꼭 순탄하게 환불받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번엔 미국 입국 서류 준비로 돌아오겠습니다. 다시 한번 되도록 항공편은 항공사에서 구매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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